이번에 피치못할 사정으로 이직을 하게 됐는데 이번에 옮기면 적어도 2~3년은 머물곳은 찾고 싶은 욕심에 꽤 여러곳을 알아봤습니다.

몇군데는 업체에서 연락이 왔고 몇군데는 직접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몇군데는 알아보다 도중에 너무 많이 알아봐서 지원을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구직 활동이 어느덧 한달 반입니다. 아마도 이직을 마칠쯤에는 두달이 다되어있겠죠. 저는 이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소중한 경험이 되겠지만.. 정말이지 아깝습니다. 이 시간에 내가 공부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면, 개발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면, 스터디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면 좋을텐데.. 그 보다는 일단 직장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던 말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아무렇지 않게 맛있는 밥을 해주는 아내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직을 하면서 다양한 규모의 업체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정말 각양각색이라 딱히 마음을 정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물론 제가 마음이 간다고 되는게 아니니까 문제지만 말이죠.

업체마다 프로세스도 제각각인데 아시다시피 규모가 큰 업체일 수록 프로세스가 길었습니다. 작은 업체는 프로세스가 매우 간결하고 효율적이었습니다. 거의 실무자 면접 위주였고 실무자에게 어느정도 인사권도 있던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은 면접을 보기도 전에 탈락되거나 운좋게 면접을 보게되어도 정말 빡쎈 질문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프로세스가 끝나지 않은 곳이 몇군데 있는데 어찌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거의 ‘모 아니면 도’ 상태로 마음을 정리했기 때문에 잘 안되도 마음 편히 정리가 될 것이고 잘 되면 조금은 고민하겠지만 빨리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면접이 특히 제미있었는데, 가장 재미있고 유익했던 면접은 ‘코드 리뷰’였습니다. 노트북에 실무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스 코드를 띄워놓고 제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을 찾아 보라는 식의 면접이었습니다. 면접을 보시는 분이 옆에 같이 않아서 제가 궁금해 하는 것들에도 답변해 주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눠가며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야말로 제 밑천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면접이었는데 짧은 시간이 짧고 제가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프로젝트라 약간 힘들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면접은 알고리즘 코딩 시험이었습니다. 결국에 탈락하고 말았지만 문제 해결 능력을 파악하는 거라면 문제를 틀렸다고 탈락시키는 건 조금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알고리즘 퀴즈도 못푸는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아쉬움이 남는 면접은 1:1로 보는 기술면접이었는데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기초 지식 및 고급 지식을 오가며 질답이 오가기 때문에 정신도 없고 제가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던 분야의 질문이 오면 하나도 대답할 수 없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쪽 분야 기초에 해당하는 질문이었을텐데 제가 너무 스프링만 파다가 기본기를 놓친게 아닌가 싶어 조금 부끄러웠고 그 대안을 모색하게 됐습니다.

약간 황당한 면접은 ‘인성검사’였습니다. 처음에 기술면접 비슷하게 면접을 보고 두번째는 임원면접을 보러 갔으나 사실상 임원면접은 거의 형식적인 질문 몇가지(“야근을 매일 하는데 괜찮겠는가?”, “이직하는 사유는?”)였고 인성검사를 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 곳이었습니다. 결국엔 인성검사 결과가 안좋게 나와서 탈락 통보를 받았지만 ‘인성검사’ 대비를 하지 않은 제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업체가 제공하는 혜택도 각양각색인데 지금까지 진행중이던 곳에서 연봉이 가장 낮은 곳과 가장 높읖 곳의 차이가 천만원이더군요. 하지만 저는 돈으로 직장을 선택하지는 않을 계획이기 떄문에 그냥 고마운 제안으로 생각하고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또 어떤 업체에서는 재택근무를 조건으로 제시해 제 맘을 설레이게 했습니다. 업체가 지방에 있어 그런 제안을 하신거겠지만 다소 실험적인 제안이라 기대반 걱정반 입니다. 역시나 너무도 고만운 제안이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업체에서 다양한 제안과 다양한 프로세스를 경험하다보면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그래서 자신의 기준을 세우는게 중요하더군요. 그래야 정신을 차릴 수 있습니다.

어떤걸 비교해서 기준을 세워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각자 꿈꾸는 바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겁니다. 어떤 분은 “비전과 돈”을 선택의 기준으로 제시해주신 분도 있는데 제 기준은 아마 ‘비전’에 가깝겠지만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 호주에 갈 준비를 할 수 있는가…
  • 3년 안에 이직할 걱정은 없는가…
  • 좋아하는 업무를 할 수 있는가…

이 세가지 조건에 모두 True가 되는 조건의 회사를 찾느라 고민에 또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업무를 할 수 있고 비전도 있는 회사지만 출퇴근이 너무 멀어 시간운용이 비효율적이고 체력소모가 심해지면 호주로 갈 준비를 할 수가 없으니 고민이고…

시간 운영이 유리하고 좋아하는 업무를 할 수 있지만 호주로 가기 전까지 회사가 탄탄하게 버텨줄지가 걱정이고…

좋아하는 업무를 할 수 있을지 어떨지 잘 모르지만 회사는 안정적이지만 조금 멀어 호주로 갈 준비는 소홀해 질 수 있는 곳도 있고…

호주로 갈 준비도 어느정도 할 수 있어보이지만 확신할 수 없고, 회사가 탄탄해 보이지만 역시 장담할 수는 없고, 좋아하는 업무를 할 수 있어 보이지만 역시 출근해보기 전까진 알 수 없는 곳도 있습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곳이 있는 상태에서 이런 고민을 저저번주부터 계속 해오느라 일찌감치 알아본 업체에 연락드리는게 많이 늦어졌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마음의 정리가 되가고 있어서 조금 전에 연락을 몇군데에 드렸습니다.

늦게 연락드려서 죄송하구요. 많이 부족한 저에게 관심 갖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원래 알아보기로 했던 곳인데 약속을 못지키고 지원하지 못한곳도 있어 죄송합니다. 제가 이런 상태에서 추가로 또 다른 업체들을 알아보는 건 정말 못하겠다 싶어서 구직 활동은 이제 멈추고 지금까지 알아본 업체 중에서 인연이 닿는 곳으로 갈까 합니다.

아직도 결정하려면 몇군데 업체들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에서 조금 빨리 글을 정리했지만… 기다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조금은 제 심정과 근황을 정리해 봤습니다. 부디 너그러이 생각해 주시길… ㅠ.ㅠ